9월 28일 Tempus가 심전도 한 장으로 승모판 역류를 찾는 AI를 FDA에서 허가받았다. 같은 회사의 네 번째 심전도 AI다. 17일 앞선 9월 11일, 이 제품들이 들어앉는 분류 규정이 관보에 실렸다. 2023년에 생긴 분류가 3년 만에 조문이 된 것이다. 그 조문에는 무엇을 재서 보고하라는 말은 있고 얼마나 잘해야 한다는 말은 없다. 먼저 통과한 세 제품의 민감도는 31%, 86%, 87.9%였다.
9월 28일에 허가된 문장

승모판은 심장 왼쪽에서 심방과 심실을 가르는 문이다. 이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심실이 피를 밀어낼 때마다 일부가 뒤로 새고, 새는 양이 늘면 심장이 늘어나다 심부전으로 넘어간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숨이 좀 차는 정도라 환자가 병원에 올 이유가 없고, 와도 심초음파를 찍지 않으면 모른다.
Tempus AI는 9월 28일 이 질환을 심전도로 찾아내는 소프트웨어 ECG-MR의 FDA 허가를 알렸다. 심장내과를 담당하는 Brandon Fornwalt 부사장은 보도자료에서 "표준 심전도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써온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회사 설명으로는 부정맥, 심기능, 폐혈관, 판막질환을 아우르는 네 번째 허가다.
허가받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적응증 문구를 그대로 놓고 봐야 한다. 회사가 공개한 문구는 이렇다. "Tempus ECG-MR is software intended to analyze resting, non-ambulatory 12-lead ECG recordings and detect signs associated with having moderate or severe mitral regurgitation (MR). It is for use on clinical diagnostic ECG recordings collected at a healthcare facility from patients 65 years of age or older at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
이 한 문장에 조건이 다섯 개 박혀 있다. 안정시, 보행 중이 아닌, 12유도, 의료기관에서 채취한, 65세 이상 심혈관질환 위험군. 그리고 동사가 detect signs associated with다. 승모판 역류를 진단한다가 아니라, 중등도 또는 중증 승모판 역류를 가진 상태와 연관된 징후를 찾아낸다는 뜻이다. 손목시계로 잰 심전도는 범위 밖이고, 증상 없는 50대도 범위 밖이다.
연령 하한을 65세로 끊은 근거는 짐작이 간다. 2006년 Lancet에 실린 인구기반 연구는 성인 11,911명을 심초음파로 보고, 중등도 이상 판막질환 유병률이 18~44세 0.7%(95% 신뢰구간 0.5~1.0)에서 75세 이상 13.3%(11.7~15.0)로 뛴다고 보고했다. 스무 배 가까운 차이다. 유병률이 낮은 구간에 선별검사를 돌리면 양성으로 나온 사람 대부분이 헛걸음을 하니, 나이로 모집단을 좁히는 것은 규제기관에도 회사에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20년 전 자료이고 승모판만 떼어낸 숫자도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Tempus는 K번호도 민감도도 특이도도 내놓지 않았고, FDA 공개 데이터베이스에도 아직 없다. 10월 5일 기준 openFDA의 510(k) 기록은 결정일 8월 21일까지 들어와 있고 Tempus 이름으로 검색되는 네 건은 ECG-AF, ECG-Low EF, xR IVD, ECG-PH뿐이다. ECG-MR이 어떤 품목코드로 들어갔고 무엇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는지는 지금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것은 형제들이다. 같은 회사가 같은 분류 아래 먼저 허가받은 세 제품의 서류는 전부 공개돼 있고, 적응증 문구가 ECG-MR과 토씨만 다르다. ECG-Low EF는 "심부전 위험이 있는 40세 이상"에게서 좌심실 구혈률 40% 이하의 징후를, ECG-PH는 "심혈관 증상이 있고 폐고혈압 병력이 없는 40세 이상"에게서 평균 폐동맥압 20mmHg 초과의 징후를 찾는다. 질환 이름과 나이와 전제 조건만 갈아끼운 같은 문장이다.
문장이 같은 이유는 세 제품이 같은 조문 아래 있기 때문이다. 그 조문이 지난달에 관보에 실렸다.
3년 걸려 관보에 오른 분류

9월 11일 연방관보에 "의료기기: 심혈관 기기: 심혈관 머신러닝 기반 알림 소프트웨어의 분류"라는 제목의 최종 명령이 실렸다. 91 FR 57785에서 57787까지 세 면, 문서번호 2026-18612, 도켓번호 FDA-2026-N-9907이다. 공고 당일 발효됐다. 이것으로 21 CFR 870.2380이라는 조문이 생겼다.
새 유형의 기기를 미국 시장에 처음 들여올 때 쓰는 길이 De Novo다. 비교할 기존 기기가 없으니 위험도를 따져 새 분류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이고, 승인되면 품목코드와 특별관리 조건이 붙는다. 이번 조문이 성문화한 분류는 2023년 8월 3일 Viz.ai의 Viz HCM이 받아낸 것이다. 심근이 두꺼워지는 병인 심근비대심근병증의 징후를 심전도에서 찾는 소프트웨어다.
De Novo 허가와 CFR 고시 사이에 3년이 걸렸는데, 드문 일은 아니다. De Novo가 승인되는 순간 분류는 효력을 갖고 후속 기기도 그 분류로 심사를 받으니 관보 고시는 장부를 뒤늦게 정리하는 쪽에 가깝다. 실제로 이 분류 아래 첫 510(k) 허가는 고시보다 3년 빠른 2023년 9월에 나왔다.
그래도 고시된 조문을 읽을 가치는 있다. 흩어져 있던 심사 기준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조문은 먼저 이 기기를 정의한다. 머신러닝으로 심혈관 질환이나 상태의 가능성을 제시해 추가 검사나 전원을 판단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이고, "하나의 상태를 식별"하며, "진단 수준의 결과를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고, "부정맥을 식별하거나 검출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상태라는 구절이 품목코드 열 개의 출발점이다. 부정맥을 뺀 것도 의미가 있다. 심전도에서 부정맥을 읽는 소프트웨어에는 이미 별도 규제 체계가 있어 선을 그은 것인데, 그렇다면 ECG-AF는 어떻게 들어왔는가. ECG-AF는 지금 찍힌 부정맥을 읽는 것이 아니라 1년 안에 생길 가능성을 말한다. 현재 판독과 미래 예측 사이에 선이 있다.
2등급 특별관리 조건은 다섯 묶음인데, 돈과 시간이 드는 대목은 임상 성능 시험 쪽에 몰려 있다. 시험셋은 학습에 쓴 자료와 독립된 실제 진료 자료여야 하고, 학습에 쓰지 않은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사이트가 최소 세 곳 들어가야 한다. 인구 집단, 동반질환, 심전도 기종별로 성능 추정치와 신뢰구간을 따로 낼 만큼 하위집단마다 사례가 충분해야 한다. 민감도, 특이도, 양성예측도, 음성예측도를 사이트별과 하위집단별로 쪼개 보고해야 하고, 라벨에는 "음성으로 나왔다는 이유로 후속검사를 배제하지 말라"는 경고를 넣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깐깐하다. 그런데 성능 그 자체에 관한 조항은 이 한 줄이다. "임상 검증의 성공 판정에 쓰는 성능 목표는 후속검사와 연관된 위험의 맥락에서 정당화되어야 한다."
숫자가 없다. 민감도 몇 퍼센트 이상이라는 하한선이 조문에 없다. 신청자가 목표치를 정하고 왜 타당한지 설명하면 된다. 재는 방법과 보고 항목은 규정이 정하고, 잘하는 기준은 신청자가 정한다. 이 설계에 합리적인 면이 있다. 질환마다 놓쳤을 때의 손해와 괜히 불렀을 때의 부담이 다르니, 하나의 숫자를 모두에게 걸면 어디선가는 과하고 어디선가는 모자란다. 그 재량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래에서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질환은 쪼개고 비교대상은 열어둔다

품목코드는 FDA가 기기를 묶는 세 글자 꼬리표다. 같은 조문 아래에서도 기기 종류를 갈라놓는 데 쓴다. 870.2380 아래에는 10월 5일 기준 품목코드가 열 개 달려 있다.
| 코드 | 대상 질환 | openFDA 등재 허가 |
|---|---|---|
| QXO | 심혈관 질환 일반 | DEN230003 Viz HCM(2023-08-03), K260332 EchoNext(2026-06-08) |
| QXX | 관상동맥질환 | K232686 CorVista System(2023-09-08) |
| QYE | 좌심실 구혈률 저하 | 5건. Anumana 2건, Eko, Tempus, BunkerHill |
| SAT | 폐고혈압 | 3건. CorVista(2024-04-05), Anumana(2026-03-28), Tempus(2026-08-21) |
| SBQ | 심방세동 발생 위험 | K233549 Tempus ECG-AF(2024-06-21) |
| SFR | 고혈압 | K250507 Apple 고혈압 알림 기능(2025-09-11) |
| SHP | 심장 아밀로이드증 | K253801 Anumana(2026-04-07) |
| SII | 대동맥판막협착증 | 없음 |
| SIJ | 판막역류 | 없음 |
| SIK | 심근비대 | 없음 |
질환 하나에 코드 하나다. 조문이 "하나의 상태를 식별"한다고 못 박았으니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코드가 갈려 있다는 사실은 신규 진입자에게 두 가지를 뜻한다. 겨누는 질환에 이미 허가된 기기가 있으면 비교대상이 널려 있다는 것, 코드가 비어 있으면 비교대상을 따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 구조의 핵심이 나온다. 510(k)는 이름부터 허가가 아니라 신고다. 이미 합법적으로 팔리는 기기와 실질적으로 동등하다는 것만 보이면 시장에 나가고, 그 비교 대상이 되는 기존 기기를 비교대상 기기, 영어로 predicate라고 부른다. 그런데 FDA가 동등성을 판단하는 단위는 품목코드가 아니라 조문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Tempus ECG-AF의 510(k) 요약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요약서가 적어놓은 비교대상 기기는 Viz HCM, 제출번호 DEN230003, 품목코드 QXO다.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기기가 심근비대를 찾는 기기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FDA는 요약서에 이렇게 썼다. "신청 기기와 비교대상 기기의 사용 목적은 같다. 둘 다 머신러닝 기법으로 12유도 안정시 심전도 기록을 분석해 추가 검사나 전원을 위한 심혈관 상태의 징후를 검출하려는 것이다. 적응증은 유사하다." 그러고는 신청 기기가 65세 이상에게서 12개월 내 심방세동의 징후를, 비교대상 기기가 18세 이상에게서 현재의 심근비대심근병증 징후를 검출한다고 나란히 적어뒀다.
질환이 다른데 사용 목적은 같다는 판단이다. 기술적 특성도 같다고 적혀 있다. 둘 다 안정시 12유도 심전도를 읽는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라는 이유다.
여기서 조문의 울타리와 이 사례의 근거를 갈라놓아야 한다. 870.2380은 심전도 기기 규정이 아니다. 조문은 입력을 "하나 이상의 비침습 생리 신호"라고만 썼고, 증거가 위 표 안에 있다. SFR 코드의 애플 고혈압 알림 기능은 심전도 제품이 아니라 시계가 광학 센서로 읽은 신호를 쓴다. 울타리는 심전도보다 훨씬 넓다. 반면 ECG-AF의 동등성을 실제로 떠받친 것은 둘 다 안정시 12유도 심전도를 읽는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라는 한 줄이었다. 질환이 달라도 입력 신호와 처리 방식이 같으면 동등성 설명이 선다.
서류로 확인되는 이런 사례는 아직 ECG-AF 한 건이다. 다만 지난 9월 관보도 같은 방향을 적어뒀다. 2등급으로 분류하면 후속 신청자가 이 분류의 기기를 비교대상으로 삼아 부담이 덜한 510(k)를 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새 질환을 들고 와도 De Novo를 다시 받을 필요가 없고, FDA가 품목코드만 하나 파주면 심사는 510(k)로 간다.
Tempus의 나머지 두 건은 같은 질환 안에서 비교대상을 찾았다. ECG-Low EF는 Anumana의 좌심실 구혈률 저하 알고리즘을, ECG-PH는 CorVista의 폐고혈압 애드온(K233666)을 썼다. 코드가 차 있으면 같은 코드에서 고르고, 비어 있으면 조문 안에서 건너간다. 적응증 문구 네 개가 토씨만 다른 이유도 여기 있다. 같은 틀을 유지해야 동등성 설명이 짧아진다.
그렇게 보면 비어 있는 코드 셋이 눈에 걸린다. 대동맥판막협착증, 판막역류, 심근비대. FDA 분류 데이터베이스에는 명칭과 정의가 올라와 있는데 등재된 허가 기기가 없다. 심근비대는 Viz HCM이 사실상 그 자리의 기기이면서 QXO에 남아 있는 듯하고 판막역류는 ECG-MR이 들어갈 자리로 보이지만, 둘 다 서류로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되는 것은 자리가 비어 있다는 사실뿐이다. 그리고 빈자리에 먼저 들어가는 쪽이 조문 안에서 비교대상을 골라올 수 있다.
반대쪽 사례는 QYE다. 좌심실 구혈률 저하라는 한 질환에 2023년 9월부터 2025년 9월까지 2년 사이 다섯 건이 허가됐다. Anumana가 두 번, Eko와 Tempus와 BunkerHill이 각각 한 번이다. 비교대상을 고르기는 쉬워졌고 경쟁자는 넷이 됐다.
31%, 86%, 87.9%

성능 하한선이 없는 규정에서 실제로 어떤 숫자가 통과하는지는 Tempus의 세 요약서에 다 적혀 있다.
| 제품 | 허가 | 민감도 | 특이도 | PPV | 사전 설정 합격 기준 |
|---|---|---|---|---|---|
| ECG-AF (K233549) | 2024-06-21 | 31% (25~37) | 92% (91~92) | 19% (15~23) | 요약서에 수치 없음 |
| ECG-Low EF (K250119) | 2025-07-15 | 86% (하한 84) | 83% (하한 82) | 38% | 민감도 80 / 특이도 80 |
| ECG-PH (K253699) | 2026-08-21 | 87.9% (하한 85.1) | 71.5% (하한 65.6) | 15.5% | 민감도 70 / 특이도 60 |
민감도는 병이 있는 사람을 양성으로 잡아내는 비율, 특이도는 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보내는 비율, 양성예측도(PPV)는 양성으로 나온 사람 가운데 실제 환자의 비율이다. 셋은 묶여 움직여서, 문턱을 낮추면 민감도가 오르고 특이도가 내려간다.
ECG-AF의 민감도 31%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1년 안에 심방세동이 생길 사람 열 명 가운데 세 명만 걸러낸다. 검증 설계가 부실했던 것도 아니다. 150만 건이 넘는 심전도와 45만 명이 넘는 환자로 학습한 모델을 잠근 뒤 지리적으로 다른 세 사이트의 실제 진료 자료 4,017명에게 돌렸고, 사이트마다 1,000명 넘는 기록이 들어갔고, 심방세동 여부는 두 사람이 따로 차트를 읽어 확정했다. 평균 나이 75.3세. 그렇게 나온 숫자가 민감도 31%, 특이도 92%, PPV 19%, 음성예측도 95%다. 그런데 요약서는 합격 기준 수치를 적지 않았다. "민감도와 특이도 평가지표가 충족됐다"고만 썼다.
FDA는 이 PPV를 변호하는 해설을 요약서에 직접 달아뒀다. 연구 집단의 1년 심방세동 발생률이 6.0%였으니 적응증 인구를 그냥 다 진찰하면 16명 중 1명에서 심방세동이 확인되는데, 양성이 나온 사람만 보면 5명 중 1명이라는 것이다. 틀린 설명은 아니다. 다만 같은 요약서의 민감도 31%를 나란히 놓으면, 사전확률을 세 배 끌어올린 대신 열 명 중 일곱 명을 놓쳤다는 말도 같이 성립한다.
뒤에 나온 두 제품은 합격 기준을 숫자로 적었다. ECG-Low EF는 민감도 80%와 특이도 80%를 미리 걸고 86%와 83%로 넘었다. ECG-PH는 민감도 70%와 특이도 60%를 걸고 87.9%와 71.5%로 넘었다. 같은 조문, 같은 특별관리 조건인데 기준선이 80/80과 70/60으로 다르다. 조문이 "후속검사 위험의 맥락에서 정당화"만 요구하니 이렇게 된다. ECG-PH에는 사전변경관리계획(PCCP)도 함께 허가됐다. 모델을 고칠 때마다 다시 신고하는 대신 고칠 범위를 미리 승인받아두는 제도인데, 재학습과 심전도 기종 추가는 열어주되 현장에서 계속 배우는 적응형 알고리즘은 뺐다.
학습자료 쪽에는 공통된 구멍이 있다. 세 제품의 학습셋 인종 구성은 백인 96%, 97%, 96%였다. 검증셋은 82%, 79%, 74%로 조금 넓어졌고 요약서는 하위집단에서 의미 있는 성능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특별관리 조항이 요구하는 것은 검증셋의 대표성이지 학습셋 구성이 아니다. 조문을 그대로 지킨 결과가 이 구성인 셈이다.
이제 ECG-MR로 돌아가 보자. 숫자가 공개되지 않았으니 추정밖에 할 수 없는데, 재료는 있다. 지난해 11월 medRxiv에 올라온 체계적 문헌고찰이 AI의 승모판 역류 검출 성능을 모았다. 15편에 환자 247만 명, 그중 심전도 기반이 7편(246만 7천여 명)이다. 외부 자료로 검증된 심전도 AI의 통합 민감도는 87.7%(80.4~92.5), 특이도는 54.0%(40.3~67.1)였다. 심초음파 기반 AI는 89.7%와 92.8%였다. 심사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이고 Tempus 제품의 숫자도 아니다. 다만 심전도로 판막을 들여다볼 때 특이도가 어디쯤에서 버티는지를 보여주는 유일한 통합 수치다.
특이도 54%가 현장에서 어떤 모습이 되는지는 계산해보면 된다. 이 통합값을 그대로 빌려, 적응증에 맞는 65세 이상 1,000명에게 돌린다고 하자. 중등도 이상 승모판 역류가 5%, 즉 50명 있다고 가정하면 양성은 481명 나온다. 그 가운데 실제 환자는 44명이다. 한 명을 찾기 위해 심초음파를 열한 번 돌리는 셈이다. 유병률을 10%로 넉넉히 잡아도 양성 502명 중 88명이라 여섯 번 가까이는 돌려야 한다. 어디까지나 외부 통합값에 기댄 산수이고 실제 제품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이 산수가 곧바로 청구서로 바뀐다. 심전도 AI 분석에 붙는 수가는 CPT 0764T와 0765T다. 앞엣것은 심전도 판독에 얹는 추가 코드, 뒤엣것은 이미 찍어둔 심전도를 나중에 돌릴 때 쓰는 코드이고, 둘 다 임시 성격의 3군 코드로 2023년에 생겼다. CMS가 전국 지불액을 붙인 것은 2025년 1월부터다. Viz.ai가 지난해 7월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병원 외래 기준 금액은 APC 5734에 128.90달러다. APC는 비슷한 외래 진료를 한 덩어리로 묶어 같은 값을 매기는 메디케어의 지불 단위다. 확진에 쓰는 심초음파(CPT 93306, 도플러 포함 완전 검사)는 APC 5524에 들어가고 올해 558.25달러다. 미국심초음파학회가 정리한 2026년 최종 수가 비교표의 숫자다.
앞의 1,000명에 이 값을 얹어보자. 심전도 AI를 1,000명에게 돌리면 128,900달러, 양성 481명이 심초음파로 넘어가면 268,518달러다. 합쳐서 약 397,000달러를 써서 환자 44명을 찾는다. 한 명당 9,000달러쯤 된다. 실제 청구는 이보다 복잡하다. 0765T는 이미 찍어둔 심전도에 쓰는 코드라 모든 환자에게 새 비용이 붙지 않을 수 있고, 양성자 전원이 심초음파로 가지도 않는다. 그래도 비중은 분명하다. 선별검사의 비용은 선별검사가 아니라 그것이 불러내는 후속검사 쪽에 쏠린다. 조문이 성능 목표를 하필 "후속검사와 연관된 위험의 맥락에서" 정당화하라고 쓴 이유가 여기 있다.
그래서 ECG-MR의 숫자가 나왔을 때 볼 자리는 민감도가 아니라 특이도다. ECG-PH가 특이도 합격선을 60%까지 내려 잡고 71.5%로 통과한 선례가 있으니 판막역류에서도 비슷한 수준이 허용될 여지가 있다. 그 ECG-PH의 PPV가 15.5%였다. 양성 일곱 명 중 한 명이 환자라는 뜻이고, 이 비율로는 심전도 AI를 전체 외래에 깔자는 결정이 수가 쪽에서 서지 않는다. 코드 쪽도 아직 깔끔하지 않다. 코딩 참고자료들이 전하는 0764T와 0765T의 기술문은 "심기능 이상"을 겨누며 좌심실 구혈률 저하, 폐고혈압, 심근비대를 예시로 드는데 판막역류가 그 범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허가는 났고 코드는 모호하다.
지난주에 다룬 연구와 겹쳐 읽으면 한 가지가 더 보인다. 510(k) 허가 기기 3만 1천 건을 추적한 Management Science 논문은 미래의 리콜을 가장 잘 예측하는 변수가 비교대상 기기의 리콜 이력이라고 보고했다. 비교대상의 사슬이 길어지면서 처음 기기와 지금 기기가 달라지는 현상을 업계에서는 비교대상의 표류라고 부른다. 870.2380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 사슬의 초기 단계다. 심근비대를 찾는 기기가 심방세동 예측 기기의 비교대상이 되고, 사슬이 열 개 질환으로 갈라져 나간다.
지금은 사슬이 짧아서 마디마다 서류를 따라갈 수 있다. ECG-AF가 무엇을 근거로 통과했는지, ECG-PH가 합격선을 어디에 걸었는지가 PDF 몇 장에 다 적혀 있다. 공개 수준도 나아졌다. 2024년 건은 합격 기준을 적지 않았고 2025년과 2026년 건은 적었다. 그런데 그렇게 적히기 시작하자 기준선이 80/80에서 70/60으로 내려앉았다는 사실도 같이 드러났다. 조문이 숫자를 비워둔 자리에 무엇이 들어차는지가 공개 서류에 그대로 남은 셈이다. ECG-MR의 요약서가 공개되는 날 확인할 것도 그래서 정해져 있다. 어느 기기를 비교대상으로 삼았는지, 합격선을 몇 퍼센트에 걸었는지, 그 두 줄이다.
출처
- Tempus AI, "Tempus Receives FDA Clearance for its ECG-MR AI Product Designed to Identify Undiagnosed Mitral Regurgitation", 2026-09-28. 적응증 문구와 Fornwalt 발언의 출처. K번호, 민감도, 특이도, 유병률 수치는 보도자료 어디에도 없다.
- FDA, "Medical Devices; Cardiovascular Devices; Classification of the Cardiovascular Machine Learning-Based Notification Software" (Final order), 91 FR 57785-57787, 2026-09-11, 문서번호 2026-18612, Docket No. FDA-2026-N-9907, 공고 당일 발효. Federal Register
- 21 CFR 870.2380 조문 전문은 eCFR 기준. 조문 말미 출처 표기 "[91 FR 57787, Sept. 11, 2026]".
- FDA 510(k) 결정서 및 요약서 원문: K233549 Tempus ECG-AF (2024-06-21, 품목코드 SBQ, 비교대상 Viz HCM / DEN230003 / QXO), K250119 Tempus ECG-Low EF (2025-07-15, QYE, 비교대상 Anumana Low Ejection Fraction AI-ECG Algorithm), K253699 Tempus ECG-PH (2026-08-21, SAT, 비교대상 CorVista System with PH Add-On / K233666, PCCP 동시 허가). 본문의 민감도, 특이도, PPV, 합격 기준, 학습셋 인종 구성, FDA의 동등성 서술은 모두 이 세 문서에서 인용했다. ECG-AF 검증 표본수는 요약서 본문의 4,017명을 따랐다. 같은 문서의 표에는 4,107로 적혀 있으나 연령군과 성별 합계가 모두 4,017이다.
- 품목코드 10개와 코드별 허가 목록은 openFDA API 조회 결과(2026-10-05). device/classification, device/510k. 510(k) 기록의 최신 결정일은 2026-08-21이며 ECG-MR은 미등재다.
- Anosike UG, Seferasi L, Harrison MA, et al. "Artificial Intelligence for Significant Mitral Regurgitation Screening and Diagnos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medRxiv 프리프린트, 2025-11-17. DOI: 10.1101/2025.11.16.25340343. 심사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다.
- Nkomo VT, Gardin JM, Skelton TN, et al. "Burden of valvular heart diseases: a population-based study." Lancet 2006;368(9540):1005-11. DOI: 10.1016/S0140-6736(06)69208-8, PMID 16980116
- Viz.ai, "Viz.ai Announces CMS Reimbursement Pathway for Hypertrophic Cardiomyopathy via AI-Enhanced Electrocardiogram", 2025-07-29. CPT 0764T·0765T의 APC 5734 지불액 128.90달러(2025-01-01 발효)는 이 기업 보도자료 기준이며 CMS 원문은 대조하지 못했다. 두 코드의 기술문 범위에 관한 서술도 AMA 공식 기술문이 아니라 2차 코딩 참고자료에 근거한다.
- American Society of Echocardiography, "ASE CY2026 OPPS APC Final Rate Comparison". CPT 93306의 CY2026 OPPS 수가 558.25달러, APC 5524(CY2025 548.30달러).
- 데이너스, "FDA 심사를 알고리즘에 맡기면 리콜이 줄어들까" (2026-09-28, 이 블로그 medical-ai 발행본). 비교대상 기기의 리콜 이력과 비교대상의 표류에 관한 서술.
- 데이너스, "심전도 한 장이 잡아낸 희귀 심장병: Anumana FDA 허가와 ECG AI 급여 원년" (2026-06-29, 같은 블로그). CPT 0764T·0765T 계보.